중등교사 채용시험 답안지의 채점 결과를 변조, 일부 응시생들의 합격과 불합격을 뒤바꾼 혐의로 기소된 사립학교 행정실 직원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행정실 직원에게 순위 변경을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해당 학교 전 교장은 무죄를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형사6단독 황성욱 판사는 업무방해 혐의와 사문서변조·변조사문서행사 혐의로 기소된 광주 모 사립학교 행정실 직원 A(55) 씨에 대해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24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고 29일 밝혔다. 같은 혐의로 A 씨와 함께 기소된 이 학교 전 교장 B(60) 씨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광주 모 학교법인은 2014년 12월 기간제 포함 중등교사 12명을 채용하기 위해 시험계획 공고를 냈다. 시험은 1차 필기·2차 논술·3차 수업 실연·4차 심층 면접 평가 방법이었다.
최종 합격자는 1차 필기시험 점수를 제외한 각 과목 만점의 40% 이상을 득점한 인원 중에서 2차 논술·3차 수업 실연·4차 면접 점수를 합산해 성적이 높은 인원부터 결정, 합격자로 선정하기로 했다.
시험 실무를 담당하던 A 씨는 2015년 1월14일부터 같은 달 27일까지 학교 행정실에서 채점 위원이 작성한 채점기준표와 답안지, 개인별 심사표 등을 변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교원 응시생의 객관적 성적순에 따르지 않고, 학교 인터넷 홈페이지에 탈락자를 합격자로 변경한 공고를 발표한 혐의 등도 받았다. A 씨는 채점 위원이 작성한 일부 응시자의 채점기준표와 합계 점수란을 수정 테이프로 지우고, 그 위에 파란색 펜으로 숫자를 변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응시생들의 점수를 상향 또는 하향하는 방법을 통해 합격자와 탈락자를 뒤바꾼 것이다.
당시 교장이었던 B 씨는 2015년 1월14일 학교 교장실에서 A 씨로부터 2차 논술시험 채점 결과와 순위를 보고받고, A 씨에게 시험 결과 탈락자인 C 씨 등 7명을 합격자 순위로 변경할 것을 지시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같은 달 20일 교장실에서 A 씨로부터 최종 점수와 순위 현황을 보고받고, A 씨에게 일부 응시생들의 합격과 불합격을 변경하라고 지시한 혐의도 받았다.
재판장은 A 씨에 대해 “채점 위원들이 채점한 답안지의 채점 결과를 변조해 사립학교 교원 채용 절차의 공정성을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금전적 이익과 같은 부정한 목적 아래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이 밝혀지지는 않았다”며 징역형의 집행을 유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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