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축구, 1년 연기로 유럽·남미 스타들 출전 어려워

도쿄올림픽의 1년 연기로 축구계를 대표하는 스타 플레이어들의 출전 가능성은 더욱 희박해졌다.
지난 24일(현지시간)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7월24일 개막 예정이던 2020 도쿄올림픽을 내년으로 미룬다고 공식 발표했다. 아직 IOC가 새 일정을 결정짓지 않은 가운데 이를 두고 다양한 추측들이 나오고 있다.
일본 스포츠전문매체 스포츠호치는 “2021년 7월23일 개막해 8월8일 폐막이 유력하다”고 전했고, 영국 타임스는 “복수의 IOC 위원이 4월 벚꽃 올림픽 가능성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정황상 이르면 4월, 늦어도 7월 개막이 유력한 가운데 남자 축구의 경우 언제 열리든 세계적인 선수들의 출전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우선 4월과 5월에는 유럽리그가 한창이다.
국가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보편적으로 올림픽은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가 아니라 의무 차출이 불가능하다. 한해 농사를 정리해야 하는 시기에 구단들이 스타급 선수들을 내줄 리 만무하다.
6월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1년 미뤄진 유로2020과 코파아메리카가 열린다. 두 대회는 모두 6월12일에 개최돼 7월12일에 종료된다.
유럽축구선수권대회는 4년에 한 번 유럽 국가들이 모여 자웅을 겨루는 ‘유럽의 월드컵’이다. 남미 최강팀을 가리는 코파아메리카는 남미 유일 대륙 대회로 분류된다. 두 대회 모두 축구라는 종목으로 한정하면 올림픽보다 훨씬 높은 가치를 지닌다.
선수 입장에서는 굳이 이 대회들을 건너뛰면서까지 올림픽을 택할 이유는 그리 많지 않다. 팬들 역시 23세 이하 어린 선수들이 나서는 올림픽보다 두 대회에 눈길을 줄 수밖에 없다.
7월 말에 올림픽이 열리더라도 선수들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유로와 코파아메리카에 나섰던 선수들은 이 시기 올림픽이라는 또 다른 대회를 소화한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 경우가 아니더라도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유럽리그 개막을 준비해야 하는 시점이기에 많은 선수들이 불참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불과 지난달까지도 올 여름 도쿄올림픽에 킬리안 음바페(프랑스), 세르히오 라모스(스페인), 모하메드 살라(이집트) 등 스타급 선수들의 출전을 검토한다는 소식에 많은 팬들이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도쿄올림픽이 2021년으로 연기되면서 이들의 활약을 지켜보는 재미는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