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통합 두차례 무산 교훈 삼아야 한다

광주시와 전남도가 통합에 모처럼 한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벌써부터 반발이 우려되고 있다. 이용섭 광주시장이 광주시와 전남도의 행정 통합 검토 발언에 전남도가 환영한다는 대변인 입장문을 발표해 통합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전망이지만 여전히 통합에 반발하는 세력이 날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통합이 대세인 시대다. 지방 소멸 시대를 맞아 다른 지자체들도 덩치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경북과 대구시는 말할 것도 없고 부산과 울산및 경남은 메가 시티를 꿈꿀 정도다. 그런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광주 전남 통합은 번번히 논의도 못하고 실패 했다.
이전에도 광주와 전남은 한뿌리라고 하면서도 정작 논의가 시작되려고 하면 불만 세력들이 온갖 방해 공작에 나서 번번히 실패했다. 지금도 광주시와 전남도는 말로는 ‘광주·전남 상생 발전’을 말하면서도 서로를 헐뜯기에 바빴다. 현안에서도 사사 건건 대립하고 있다.
최근에도 광주 군공항이전을 놓고 양측이 여전히 신경전 양상을 보이고 있고 국립 심혈관 센터 설립 입지와 광주 공항 이전과 연관된 무안 공항 활성화 등도 해묵은 갈등 과제로 갈등하고 있다. 솔직히 지역민의 의사와는 상관 없이 공무원들의 자리 싸움만 펼치는 형국이다.
이제는 광주 전남은 한뿌리라는 추상적 구호로는 부족하다. 지역민의 공감대 속에 진정성 있는 통합 논의가 필요한 때다. 과도한 경쟁이나 중복 투자를 줄이고 전남의대 설립등에도 한목소리를 내야만 하는 현실에서 공무원이나 일부 정치인들이 자리가 줄어들지나 않을지 전전긍긍해 하고 있는 것은 소탐 대실이다.
지금은 지방 소멸시대다. 특히 전남은 인구 10만명당 사망률이 전국에서 제일 높고 인구는 200만명이 붕괴된지 오래다. 게다가 65세 인구 비율이 21.3%에 달해 한국에서 유일하게 노인 인구 비율 20%이상을 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특히 고흥은 무려 38.1%로 전국 최고 고령화 지역인 것으로 나타났고 2~3만 군단위 인구가 급격히 줄어드는 악순환도 나타나고 있다.
이런 시기에 공무원들의 밥그릇만을 위해서 통합을 늦출 수는 없는 노릇이다. 노인인구비율이 급증하고 생산가능인구 비율이 줄면서 지역 곳곳에 소멸의 그림자가 어른 거리고 있는 상황을 직시해야 한다. 생산성은 악화되고 빈집은 이미 포화 상태며 시군단위 주변 외곽의 슬럼화도 급격히 진행중이다. 사정이 이러다보니 전남의 시군단위 마을 전체가 통째로 사라질 운명에 처한 곳도 많다. 그렇다면 이제는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해서라도 시도 통합대책이 나와야 할 단계다.
시대적 과제라 해도 시도 통합은 즉흥적 요법으로는 부족하다. 우선은 시도민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시도 통합 논의는 서로를 대하는 자세부터 달리해야 한다. 말로만 한뿌리라고 해서는 안된다. 서로를 위한 특단의 배려 대책이 나와야 한다. 그렇지 않는한 통합은 또다시 무력화 되고 말 것이다. 어쩌면 광주 전남의 통합은 발등의 불이다. 지금 같은 시대에 통합 방해세력은 지방 소멸을 방치하자는 것과 다를바 없다. 모든 지혜를 모아 이번에는 통합을 이뤄내야 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