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승합차와 충돌한 119 구급차에 타고 있던 90대 환자가 병원 치료 도중 숨진 사고와 관련해 당시 구급차를 운전한 구급대원에 대해 경찰이 ‘혐의가 없다’고 판단해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13일 광주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응급환자를 병원으로 긴급 이송하다 신호위반 사고를 낸 최모(38) 구급대원을 ‘불기소(혐의 없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앞서 최 구급대원을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를 벌어왔다.
최 구급대원은 지난달 2일 오전 11시2분께 광주 북구 운암동 한 아파트 앞 사거리에서 신호를 위반, 김모(40)씨가 몰던 스타렉스 승합차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구급차가 왼쪽으로 넘어지면서 심정지 환자 A(91·여)씨가 다른 구급차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다른 구급대원 3명(응급구조학 실습생 포함)과 스타렉스 탑승자 2명도 경상을 입었다.
A씨는 자택에서 식사하던 중 음식물이 기도에 걸리면서 긴급 이송 중에 이 같은 사고를 당했으며, 치료 2시간여 만에 숨졌다.
경찰은 ‘최 구급대원이 낸 교통사고 영향으로 A씨가 숨진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A씨는 기도 폐쇄성 질식사로 숨졌다. 이송 중 당한 교통사고로 외상을 입었지만, 다른 구급차로 신속히 병원에 이송됐다. 사인으로 판단할 정도가 아니다’는 부검 감정서를 경찰에 전했다.
이 같은 감정 내용과 구급 활동일지, 병원 진료 기록부, 스마트 의료지도 영상(20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경찰은 ‘A씨의 사망과 교통사고가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교통사고로 경상을 입은 5명에 대해서도 ‘긴급자동차 교통사고 처리 지침’에 따라 최 구급대원을 입건하지 않았다.
지난 2016년 1월 26일부터 시행된 도로교통법 제158조의2(형의감면)에는 ‘긴급활동의 시급성과 불가피성 등 정상을 참작, 교특법 제3조제1항에 따른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최 구급대원은 현장 출동 직후 A씨를 상대로 30분간 응급처치(심폐소생술·약물 투여 등)를 했으나 심정지가 지속되자 긴급 이송에 나선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이 과정에 사고가 났고, 두 차량 탑승자들(A씨 제외)은 전치 2주의 경상을 입었다.
지침상 긴급 운행중 교통사고로 3주 미만의 상해가 발생하는 경우 업무상 정당행위가 인정되면, 형사 입건하지 않는다.
최 구급대원은 경찰에 “응급 처치에도 A씨의 심정지 상태가 지속됐다. 최대한 빨리 병원으로 옮기는 것만이 A씨를 살리는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정당한 공무수행을 하던중 발생한 교통사고로 인해 공무원들이 형사상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법률(형사불입건 특례규정) 개정도 건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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