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의 주 활동 무대로 일컬어지는 2018년 국정감사가 지난주부터 시작됐지만 별반 눈길을 끌지 못한 채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15일로 2주차에 들어섰지만 아직까지는 이렇다 할 ‘한방’도 없이 다소 싱겁게 흘러가는 분위기다.
정부 실정을 파헤치며 매섭게 여권을 몰아붙였던 강성 야당의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그저 국감 이전에도 제기됐던 이슈들을 반복적으로 언급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상대적으로 여권의 방어가 수월한 느낌이다.
불과 1주일밖에 지나지 않은 상태이기에 이번 국감 전체를 재단하기에는 이르지만 통상 첫주에 가장 강한 화력이 부어지던 예년에 비해서는 사회적 관심도가 떨어져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처럼 국감이 사회적으로 주목받지 못하는 데에는 크게 3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이번 국감을 통해 새롭게 제기된 신규 이슈가 없다는 점이다. 이미 남북문제, 문재인 정부 경제 정책 등 이슈를 두고 부딪힌 바 있는데, 이런 장면이 장소와 시기만 바꿔서 반복되고 있다는 느낌을 주고 있어서다.
실제 야권은 연일 정부여당의 북한 대응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고 있고, 경제문제에 대해서도 사상 최악의 고용난과 경기 부진 등에 대해 공세를 펴고 있다. 하지만 이 문제는 야권 및 보수진영에서 끊임 없이 문제제기를 해왔다. 때문에 사회적으로 대형 이슈임에는 분명하지만 국감이라는 ‘대형 무대’인 점을 감안하면 그리 시선을 끌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또 야당이 한몸으로 형성돼 있지 않은 상황도 ‘싱거운 국감’의 이유로 거론된다. 지난 정권에서 제1야당인 민주당이 단일대오를 꾸렸던 것과는 국회 상황이 완전히 다른 것이다.
이번 국감에서 자유한국당은 사안마다 날을 세우며 정부 여당을 몰아세웠지만, 바른미래당은 사안에 따라 협조와 거부를 반복했다. 민주평화당과 정의당 등 진보진영은 아예 한국당에 등을 돌렸다.
여기에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국감 기간중 한국당을 향해 “없어져야 할 당”이라고까지 했다. 대여 전장에서 야권이란 아군끼리 손을 잡지 못하는 형국이다.
나아가 국감의 이슈를 주도해야 할 제1야당인 한국당 상황이 복잡한 것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당은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과 전원책 조직강화특별위원 등을 중심으로 인적 쇄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내부 문제가 워낙 복잡해 외부로 눈을 돌리기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하지만 아직 속단하기는 이르다. 이제 국감의 초입 단계이기 때문이다. 실제 15일 통계청·금융위 국감에서는 한국당이 주요 공격 지점으로 삼는 문재인 정부 경제 정책 등이 다뤄질 전망이다. 한국당 심재철 의원과 ‘예산정보유출’을 두고 고발장을 주고받은 기획재정부 국감은 18일 예정된 상태다. 한국당이 이들 이슈에 칼을 벼르고 있는 만큼 예열을 끝난 국감에서 새로운 ‘깜짝 스타’가 등장할 거라는 전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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