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용(69) 광주환경공단 이사장 후보자에 대한 광주시의회 인사청문회에서는 경영 능력과 전문성 부족, 위장전입과 자녀 병역기피 의혹 등이 집중적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정 후보자는 공단 현황에 대해서는 상당 부분 깜깜했고,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서는 “지적을 달갑게 받겠다”고 대체적으로 시인했다.
인사청문 특위위원인 김광란(광산4) 의원은 10일 오전 정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에서 경영능력과 전문성을 집중 질의한 뒤 “부도 전문가 아니냐”고 돌직구 비판했다.
김 의원은 “2005년부터 6년 간 사장으로 근무한 호주 호라이즌골프장이 법정관리 후 부도 처리됐고, 지난해 5월부터 근무한 모 유한회사는 재직 4개월 만에 폐업신고 후 부도처리됐으며, 사단법인 문화국가포럼은 이사장으로 재직했지만 활동도 중단했고 단체 역시 유명무실해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광주의 하루 음식물폐기물 발생량을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정 후보자가 “파악 못하고 있다”고 밝히자 “환경공단의 가장 중요한 업무가 하수처리와 함께 음식물폐기물 처리인데도 기본적 현황마저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건 안타깝다. 자질 문제다. 추가 질의할 가치 조차 못 느낀다”고 전문성 부족과 청문회 준비 부족을 지적했다.
하수처리장 방류수 법적기준을 묻는 조석호(북구4) 의원의 질의에는 “전문가가 아니라 용어가 서툴다”고 답했고, “음식물 자원화와 관련해 전국 우수시설들을 벤치마킹하겠다고 자기소개를 통해 밝혔는데 다른 지역에 광주와 유사한 시설들이 몇개 정도 있느냐”는 박미정(동구2) 의원의 질의에는 “잘 모른다”고 밝혀 준비 소홀과 전문성 부족을 동시에 노출했다.
자녀 병역기피 의혹도 제기됐다.
박미정 의원은 “후보자 아들이 지난해 1월5일 병적 제적, 즉 국적을 상실했는데 병역의무가 발생하는 만18세 시점에 한국국적을 포기한 것으로 병역 회피 의혹이 짙다”며 질의했다. 이에 정 후보자는 “국회의원 재선까지 역임한 사람으로서 가정경제 사정으로 아들이 병역의무를 수행하지 않고 병역을 회피해 버린 과실에 대해 지적을 달게 받고 겸허히 받아 들이겠다”고 의혹을 시인했다.
20년 이상 주소지를 광주에 두고 있는 않은 점도 도마에 올랐다.
1995년 이후 20년 이상 광주가 아닌 서울에 주소지를 둔데 대해 정 후보자는 “5·18 유공자 의료보험 혜택을 받기 위해, 자식들에게 그것이라도 해주고 싶어서 주소지를 광주로 옮기지 않았다”고 밝히자 청문위원들은 “위장전입 아니냐” “‘광주’로부터 가장 많은 혜택을 받은 사람이면서 정작 가장 기본적인 주소지 등록과 납세의무 등을 이행하지 않은 점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명백한 주민등록법 위반”이라는 지적까지 나오자 정 후보자는 뒤늦게 “주소지를 광주로 옮기겠다”고 백기를 들었다.
최영환(비례) 의원은 가족 금융거래 내역 부실 제출을 문제 삼으며 “준비 소홀”을 지적했다. 최 의원은 “배우자(호주 거주)의 금융내역이 전무하고 잔액 증빙서류만 냈는데, 자녀들 내역을 보면 배우자와 돈을 주고 받은 게 있고, 해외거주라 할지라도 본인이 요청하면 언제라도 제출할 수 있는데 이해가 되질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 후보자는 “잘 몰랐다. 아내와 협의해서 필요한 서류를 제출토록 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정 전 의원은 광주일고를 나와 전남대 법학과에 입학, 1971년 교련반대 시위에 참여했다 강제징집됐고 1975년 복학 후에는 다시 유신철폐 시위 등을 주도하다 제적당했으며, 2015년 뒤늦게 명예졸업장을 받았다. 5·18 당시 전남도청 항쟁지도부 외무위원장으로 참여했다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김대중 정부 시절 공기업인 뉴서울골프장 사장으로 재직했으며, 이후 호주 호라이즌 골프장 사장으로 6년 간 재직한 뒤 2011년 귀국했다. 1988년 13대, 1992년 14대 총선에서 광주 서구갑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올 6월 지방선거 때는 이용섭 광주시장 후보 캠프에서 선거대책위원장을 지냈다. 함평 출신으로, 전남대 출신인 이 시장과는 동향에 동문이다.
이 때문에 이사장 내정과 청문회 과정에서 지역 정가에서는 ‘보은 인사’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광주환경공단의 전신은 1977년 문을 연 위생처리장관리소로 3∼4차례 조직통합과 명칭 변경을 거쳐 2013년 1월부터 지금의 명칭을 유지하고 있다. 효천 하수처리장, 음식물자원화시설, 영산강시설, 광주천 자연형하천 준공시설물, 광역위생매립장, 상무소각장 등을 운영 관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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