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5주기를 사흘 앞둔 13일 선체가 거치된 전남 목포신항만에서 희생자를 추모하고 참사의 교훈과 과제를 짚어보는 문화제가 열렸다.
4·16재단과 세월호 잊지 않기 목포지역 공동실천회의, 목포 중·고 청소년연합회 등은 이날 목포신항 일대에서 ‘기억하라, 행동하라’를 주제로 4·16 세월호 참사5년 ‘기억과 약속’ 문화공연과 다짐대회를 열었다.
합창공연, 플래시몹, 단막극, 편지 낭독 등으로 진행된 이날 추모 행사는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 등 1000여 명(주최 측 추산)이 참석했다.
목포지역 중·고등학생들은 추모사를 낭독하고 추모곡을 합창했다.
목포 혜인여자중학교 3학년 최미소(15)양은 추모사를 통해 “1824일 전인 2014년 4월16일 언니·오빠들이 그날 얼마나 고통받았을지, 얼마나 무서웠을지 가늠할 수조차 없다”면서 “또다시 봄이 찾아와 따뜻함이 돈다. 아직 구조되지 못한 미수습자 5명도 이 봄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이어 목포정명여중 합창단이 ‘천개의 바람이 되어’를 부르는 가운데, 지역 학생 416명은 노란 풍선을 들고 참사 추모 리본 모양을 만드는 플래시몹을 선보였다. 주변 부스에는 ‘세월호 기억의 힘은 강합니다’, ‘진실 이제 시작입니다’ 등 문구와 그림 등이 새겨진 배지, 팔찌, 머그컵 등을 직접 만드는 체험행사가 진행됐다.
행사 참가자들은 추모와 기억 다짐의 뜻을 담아 노란종이배를 접거나 엽서에 희생자의 넋을 기리고 유가족을 위로하는 글을 써 종이배 모양 유리함에 담기도 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직접 접은 노란종이배를 병 한 가득 담아 4·16가족협의회에 직접 전달, 연대의 뜻을 전했다.
참사 당시 고통과 생존자들의 트라우마 등을 재연한 단막극을 지켜보던 참가자들은 5년 전 참사가 여전히 진행형임을 되새겼다.
또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한 목소리를 내겠다’,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등 다짐을 리본에 적어 울타리에 매달았다.
참가자들은 ‘진상을 규명하라’, ‘특별수사단 설치하라’ 등 구호를 외치며 세월호를 둘러싼 의혹이 모두 해소되기를 기원했다. 박래군 4·16연대 공동대표는 연대발언 영상을 통해 “세월호는 역사적으로 잊혀져서는 안 된다”면서 “때문에 ‘과거 청산’이 아니라 ‘책임자 불처벌’이라고 표현해야 한다. 반드시 세월호 참사에 책임있는 세력, 진상규명을 방해한 세력들을 밝혀내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성욱 4·16가족 협의회 진상규명부서장은 “시간은 흘러가는데 기억은 그때에 머물를 뿐만 아니라 더욱 또렷해져서 마음이 미어진다”면서 “세월호가 점차 잊혀져 가지만 아직 밝히지 못한 의혹이 너무 많다. 진상규명·책임자 처벌이 쉽지 않다는 점은 알지만 시간이 더 흐르면 진상규명은 요원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록 조작 등 진실을 둘러싼 새 의혹들이 재기된 만큼 전면재수사가 필요하다. 조사권·수사권이 없는 특조위는 한계가 있다”면서 “대통령 직속 특별수사단이 설치돼야 제대로 의혹을 해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는 희생자 분향소가 설치됐으며, 광주청소년 촛불모임 등이 추모문화제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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