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학교를 그만두고 방황할 때, 고모는 늘 언제나 기다려주셨어요. 그런 고모처럼, 저도 후배들에게 밥 한 끼 사주려고요."
검정고시 출신 30대 여성 직장인이 과거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서 검정고시에 응시한 청소년들을 위해 도시락 후원에 나서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주인공은 광주의 한 회사에 재직중인 이창하(34)씨.
이씨는 최근 사비 150만원 가량을 털어 검정고시 응시생 250명에게 도시락을 후원하기로 했다.지난달 치러진 어머니 장례식 조의금 중 일부로 구입비로 보탰다.
광주시와 5개 자치구가 설립한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6곳과 시에서 지원하는 10개 대안교육기관을 이용하는 청소년 가운데 오는 13일 검정고시를 치르는 수험생들을 위한 일종의 격려와 응원의 선물이다.
이씨가 후원에 나선데는 고모의 영향이 무엇보다 컸다. 동구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장인 고모는 이씨가 방황하던 청소년기에 늘 조언과 관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특히, 귀가 닳도록 들었던 말씀.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밥 한 끼 사줄 수 있는 사람이 되거라'는 ‘잔소리'는 어엿한 직장인이 된 이씨에겐 큰 울림으로 다가 왔고, 후원을 결정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
이씨는 “지난해까지 3차례 정도 도시락 후원을 해오던 한 대기업의 지원이 끊기게 됐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과 고모의 조언이 떠올라 작은 금액이나마 내밀게 됐다"고 겸손해 했다.
지난달 생은 등진 어머니의 49제를 맞아 ‘마냥 울기보다 뭔가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선한 마음도 이씨를 선행으로 이끌었다.
고모와 조카의 아름다운 나눔으로 학교밖 청소년 250명은 시험 당일 불편함없이 따뜻한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게 됐다.
이씨는 도시락 후원 외에도 3년째 지역아동센터에 소액 기부를 해오고 있다.
광주시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김재희 센터장은 “기업이나 단체에서 후원은 더러 있어도 개인이 도시락 등을 후원하는 경우는 매우 드문 경우인데 더욱이 후원자 스스로도 검정고시 출신자여서 의미가 남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와 대안교육기관에서는 검정고시 수업과 직업훈련 외에도 세상배움카드를 통해 월 3만~5만원의 교통비를 지원하고, 예체능 프로그램, 직업 체험, 자격증 취득, 캠프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쌓도록 도와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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