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먹기 위해서 사는가, 아니면 살기 위해서 먹는가. 길거리를 나가보라, 수많은 음식점, 빵집, 카페, 마트, 식료품점 등이 직접적으로 먹고사는 것과 연결되어 있다. 인간에게 필요한 의, 식, 주 중에서 먹는 것이 압도적으로 많다.
우리 인생의 즐거움 중에서 식도락을 빼놓을 수 없다. 거친 빵을 식탁에 두고 감사의 기도를 드린 후에 즐기는 가족간의 식사는 세상 그 무엇보다 안정감과 편안함 그리고 행복을 가져다 준다. 사회생활에서도 밥을 같이 먹는다는 것은 서로간의 정을 주고 받고 그들이 하나의 구성원으로 인정받는 것을 뜻한다. 거기에 못끼고 혼자 식사를 하는 것은 소위 왕따로 인식된다. 이렇듯 사람들은 음식을 함께 하고 그 안에서 소속감을 느끼고 사회생활이 안정적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이러한 안정적인 관계 설정에서 사랑과 행복을 느낀다. 사랑은 관계속에서 싹튼다. 성경에서도 사랑을 하나님, 가족, 부부, 친구와의 돈독한 관계로 사랑이 싹트고 유지됨을 가르쳐 주고 있다. 황교익은 “사랑은 주는 것만으로 만족할 수 있는 감정이 아니다. 주는 것을 잘 받아들이는 상대가 있어야 사랑이 성립한다. 주는 대로 먹는 것이 사랑이다.”고 한다. 사랑의 교감에서 먹는 것 만큼 비중이 큰 것도 없다. 또한, 현대 사회는 신에게도 접근할 만한 과학장비로 인한 초연결사회이다.
그러나, 몇 년전부터 이러한 관계와 연결에 부담을 느끼고 비대면이 트랜드로 자리잡고 있었다. 시시때때 울리는 카톡음 때문에 이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이 상당수다. 심지어, 휴대폰이 없는 사람도 있다. 비대면은 사람을 대하면서 부딪치는 스트레스와 불안감에서 벗어나서, 비대면 시 얻을 수 있는 자유와 편리함을 추구하면서 다른 사람들과 편안한 관계를 갖기 위해 택하는 삶의 방식이다. 비대면 사회는 코로나가 트랜드 적응에 방아쇠 역할로 앞당겨졌을 뿐이다. 이는 쇼핑·외식·유통·조직문화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혼밥, 혼술 등 관계와 연결에 피로를 느낀 나 홀로 족이 최근 1인 가구의 증가 이슈와 함께 인간의 라이프스타일에 중대한 변화가 일고 있다. 사이렌 오더, 셀프 스토어 매장의 비대면 서비스가 더욱 활성화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코로나 이전 2019년 온라인쇼핑 음식료품 및 농수축산물 분야 거래액은 16조8천억 원으로 전년 대비 25% 급성장했다. 코로나가 유행한 2020년 이들 분야의 온라인 매출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래시장·도매시장도 비대면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의 ‘가락시장e몰’은 주문량이 증가, 평소와 비교해 2배 이상 거래가 늘었다. 국내 농축산물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2015년 1조 4천억 원에서 올해는 4조 원 이상으로 확대될 것이다.<위클리서울 정길호>
집에서 커피, 차, 빵, 아이스크림, 디저트, 치킨 등을 즐기는 ‘홈카페족’이 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집안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온라인몰 간편식 매출도 크게 늘 것으로 본다. 언택트 마케팅에서 주목받는 것은 식음료업계의 배달 서비스다. 여기서 핵심은 안심·안전 배달이다. 택배나 음식 배달원이 아파트 초인종을 누르던 시대는 지났다. 배달원이 문앞에 음식을 놓고 전화로 도착을 알리고 결제도 주문과 동시에 이루어진다.
식당에서도 서로 음식을 챙겨주는 아기자기한 모습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말았다. 우리는 정서상 직접 사람에게 음식을 건네는 서비스를 선호했다. 이젠 술자리에서 잔돌리기는 구시대 유물이 되고 말았다. 코로나 팬데믹이 우리 민족의 오래된 정서마저 단박에 깨 버렸다.
이러한 비대면 사회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은 음식점 같은 소매매장이다. 그런데, 이러한 위기를 수년전부터 비대면트랜드를 예측하고 이에 투자해서 오히려 더 성장한 몇몇 기업이 있다. 도덧으로 유명한 던킨이 대표적이다. 던킨은 드라이브 스루, 스마트 오더, 배달서비스에 적극적으로 투자했다. 이러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투자로 코로나 위기에도 전 매장이 중단없는 정상영업을 할 수 있었다.<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장>
스마트오더가 앞서는 곳은 스타벅스이다. 이곳에서 비트코인 결제도 이루어지는데, 현금없는 매장이 가능해졌다. 또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서 신제품 개발, 신규 매장 입지 선정 등도 이루어진다. 비대면의 핵심은 단지 소비자를 대면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 활용의 기회를 늘리고 더 투명해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아마존은 무인 편의점을 규모가 크게 늘어난 슈퍼마켓으로 확대했다. 중국의 알리바바, 바이두, 텐센트는 모두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이 적용가능한 무역이나 상업 시장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방 안에서 쇼핑하지만 마치 백화점 매장 안에서 쇼핑하는 느낌을 갖게 한다. 자율주행 배송 로봇도 등장했다.
세계의 많은 경제학자도 지금의 팬데믹 현상을 지켜보면서 이후 글로벌 경제 지도가 새롭게 재편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과 한류 의료보건시스템의 결합으로 한국이 전 세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세계적인 미래학자 토머스 프레이 다빈치연구소장은 “코로나19 방역 활동을 ‘골드스탠더드’로 평가하면서 앞으로는 전세계가 한국이 무엇을 했는지 주목할 것이다”고 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한국에 대해 토머스 프레이는 “정상을 넘어 누구도 상상하지 못하던 수준 이상으로 도달하려는 모습이다. 앞으로 전 세계는 복잡한 문제에 대해 ‘한국은 어떻게 하냐’를 물을 것이다. 새로운 제품, 기술을 빠르게 쫓아가는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가 아닌 빠르게 움직여서 잘 팔리는 상품을 선도하는 ‘패스트 무버(fast mover)’이다.”라고 기대를 나타냈다.<아시아경제 백종민 뉴욕특파원>
비대면사회에서 먹고 사는 방식은 크게 변화할 것으로 본다. 문재인대통령은 미국의 후버댐과 같은 데이터댐을 만들어서 디지털 경제를 선도한다고 선언했다. 4차 산업 혁명의 끌개는 인공지능, 로봇, 데이터이다. 비대면 사회에서 이들 기술의 발전으로 더 평등한 사회, 더 편안한 사회, 대면없는 자유로운 연결사회 구현으로 대국민 서비스의 질은 높아질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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