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군 재직시절 지휘관으로 모셨던 분과 안부를 묻는 과정에서 “요즈음 거짓과 위선이 우리 사회에 너무 만연되어있어 정직한 행동의 습관화가 급하다고 했다.” 그분 말씀이 일상적인 얘기 같아 가볍게 스쳐 지나갈 수 있지만, 정직한 행동의 습관화에 대해서 좀 더 깊이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정직(正直)이란 단어를 검색하면 ‘사람의 성품이 바르고 곧음을 말한다.’라고 되어 있고, <주역>에서는 정직을 ‘바름’이라고 하여 마땅하고, 굽히지 않으며, 바로잡는 것, 바르게 보는 것이라고 제시되어 있다. 공자는 ‘인생은 직(直)이다’라고 했고, 맹자는 “浩然之氣를 直으로 기르면 천지간에 가득 찬다.”라며 천지의 이치는 진실하여 속임이 없는 것이 정직이라며 인성교육의 핵심 덕목으로 강조되어 왔다.
또 <돈키호테>의 스페인 작가 미겔 데 세르반테스는 “정직한 사람은 신(神)이 만든 것 중 최상의 작품이기 때문에, 하늘은 정직한 사람을 도울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이러한 문장을 음미하면 할수록 깊은 맛이 우러난다.
오늘날 과학과 기술 문명이 발전하고, 물질문명의 풍요 속에서 ‘정직의 가치’가 최고의 덕목으로 자리매김하였지만, 유명무실해져 여러 분야에서 야기된 사회 윤리적 문제는 다양한 스트레스를 낳고 있어 우울하기만 하다.
먼저 정부 기관의 드러난 부정직한 행위를 살펴보면, 2023년 감사원은 “文 정부 고용, 부동산 통계 조작”을 결론짓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였다. 특히 공무는 정확하고 정직하게 보고되어야 할 통계수치가 조작 및 왜곡되어 국가정책과 국민 판단을 흐리게 했다. 또 권력기관인 검찰의 특활비 사용처의 불분명한 영수증 횡포 제시행위, 국회의원들의 가림막에서 거래되는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등 항상 국민의 분노를 들끓게 했다. 그뿐만 아니라, 얼마 전 언론 발표에 따르면, 23년도 일반단체에 부정 수급된 국가보조금이 역대 최대인 700억 원이라고 한다. 이것은 국민 혈세를 도둑 당한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공직자의 정신은 공정하고 정직하지 못하고 신뢰받지 못하면 이 나라는 망국으로 갈 수밖에 없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 만연된 거짓과 위선이 곳곳에서 봄비에 우후죽순처럼 자라고 있다. 우리의 가치관을 지키지 못하고, 가정과 조직에 무책임한 위선들이 어두운 무대에서 자생하니 사회가 병들 수밖에 없다. 사회 변화에 따라 등장한 국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 대한 장애나 개인정보 유출, 허위 광고와 채용 등 온갖 비리들이 정직한 가치를 망각하며 사회 저변에 횡행하고 있어 매우 우려스럽지 않을 수 없다.
4월 총선도 얼마 남지 않았다. 각 정당에서 일어나는 저급한 공천 현상들을 보면, 정직과 겸손의 작용이 전혀 보이지 않고 도떼기시장을 연상하게 한다. 정직한 선거 캠페인을 위해 돈 봉투, 학력 위조, 전과자, 불법적 여론조작과 가짜뉴스, 공약 남발 등 진부한 요소들을 발본색원하여 정직이 넘치는 사회조성에 일조해야 한다.
정직한 행동이 사회에 넘쳐나지 못하고 온갖 거짓과 위선이 팽배한 사회는 인간적인 삶이 각박할 수밖에 없다. 권력자가 양심을 속이고 정치공작 프레임을 만들고, 가진 자가 기만하고, 명예로운 자가 인격을 무시하며 부정직한 행위를 한다면 반드시 우리 사회는 불행의 늪에 빠질 수밖에 없다.
정직한 행동이 무엇보다 습관화되려면 용기가 앞서야 한다.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에 ‘정직하면 손해 본다’라는 이미지가 깔려있다. 이런 인식이 팽배해지면 병든 사회가 된다. 그래서 용기가 필요한 것이다. 용기 없는 정직은 실천하기 어렵다. 거짓과 위선에서 탈피하고 정직과 솔직한 실천이 우리 사회에 확대재생산 된다면 살기 좋은 대한민국이 될 것이다.
성경 시편(51장)에 “정직한 자에게 축복이 되게 하소서”란 명구가 떠오른다.
▲AU사이버대학 전)교수
이동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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