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로 A대표팀 사령탑을 겸임하기로 한 황선홍 23세(U-23) 축구대표팀 감독의 어깨가 점점 무거워지고 있다.
황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은 오는 18일 오후 2시 고양 소재의 호텔에서 소집한 뒤, 오후 4시부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첫 훈련을 진행한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전 감독 경질로 소방수 역할을 맡은 황 감독은 3월 태국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2연전만 지휘한다.
오는 2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태국과의 3차전을 치른 뒤,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스타디움으로 무대를 옮겨 26일 오후 9시30분 4차전을 소화한다.
황 감독은 ‘임시’지만 해내야 하는 것들이 많다. 먼저 성적을 내야 한다.
한국 축구는 지난달 막을 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우승을 노렸지만, 요르단에 사상 첫 패배를 당하며 준결승 탈락했다.
이번 태국과의 2연전에서 승리해 월드컵 본선 11회 연속 진출에 가깝게 만들어야 한다. 경우에 따라 이번 2연전을 통해 조기에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할 수도 있다.
또 팀 분위기를 쇄신해야 한다. 대표팀은 요르단과의 4강전 전날 ‘주장’ 손흥민(토트넘)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충돌하는 이슈가 있었다.
이강인이 직접 손흥민이 있는 영국 런던으로 가 사과의 뜻을 밝혔고, 손흥민이 받아들이며 화해했지만 여론은 여전히 차가운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황 감독은 “이번 태국 2연전을 우리가 다시 하나 된 모습으로, 국민 여러분께 속죄한다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치러야 한다”며 결과뿐 아니라 과정까지 챙기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아울러 황 감독은 기강까지 잡아야 하는 부담이 생겼다.
지난 13일 아시안컵 전 전지훈련지였던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선수들이 협회 직원과 돈을 걸고 카드놀이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
대한축구협회는 “돈을 걸고 카드놀이를 한 것은 맞지만, 도박성이 아닌 음료값 등을 위한 내기 수준이었다”고 해명했다.
카드놀이의 성격이나 금액의 문제가 아닌, 우승을 위해 경기 및 컨디션 관리에만 집중해야 할 선수단이 휴식이라는 이름으로 ‘돈을 걸고 카드놀이’를 한 것은 국민 정서상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
하극상 논란으로 국민들의 신뢰를 잃은 대표팀에 또 다른 잡음에 휩싸였다.
당시 사령탑이었던 클린스만 전 감독은 과도할 만큼 자유를 맡겼다. 일각에선 이런 팀 분위기 때문에 선수들의 기강이 해이해졌다고 지적했다.
황 감독이 이 문제를 해결할 적임자다. 3월 단 두 경기만 이끄는 임시지만, 감독이기 전에 국가대표 선수들의 대선배다. 국민적 사랑을 받았던 ‘2002 FIFA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으로서 국가대표의 책임감을 선수들에게 지도할 수 있다.
황 감독도 의지가 남다르다. 그는 “한국 축구가 큰 위기에 처해 어려운 상황이다. 대표 선수로 생활하면서 많은 혜택을 받았기에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도움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축구하면서 어려운 때는 피해 가고 쉬울 때만 나서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조금 짧은 기간이라도 (대표팀 선수단을) 좀 세심하게 들여다볼 생각”이라며 “여러 가지 대화를 통해서 어려워하는 부분들을 조금은 정리를 좀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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