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걱정하지 마라. 내일 걱정은 내일이 할 것이다. 그날 고생은 그날로 충분하다.” 성서에 나오는 구절이다. 그렇다. 내일을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 걱정한다고 이뤄지는 것도 아니다. 고통만 심해질 뿐이다.
현재의 고민만 짊어지는 것도 버겁다. 그런데도 가없는 고통 속에서 헤맨다. 일어나지도 않은 걱정까지 만들어서 하기 때문이다. 과거에 시골 부모님 집에 가면 어머님은 늘 걱정이 많으셨다. 사회생활을 열심히 하는 자식들 때문에. 걱정의 내용은 주로 “차 조심해라. 밥 잘 챙겨 먹어라. 건강 돌봐라. 사람 조심해라.” 등등이다.
차를 타고 집을 나서 마을 어귀를 돌아설 때까지도 쳐다보고 계시는 어머님의 모습. 걱정스런 눈치였다. 혹시라도 차 사고 날까 봐. 집에 도착하면 전화부터 한다. 꼭 전화하라는 어머님의 성화 때문이다. 전화를 받으셔야 걱정을 놓으시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사서 하시는 걱정이다. 이런 경우는 그래도 살갑고 자식 사랑 물씬 피어나는 모정이다. 우리 사회에는 심각한 걱정들도 수없이 많다. 취업 걱정, 실업 걱정, 왕따 걱정, 실연 걱정, 이혼 걱정 등등. 물론 당연히 벌을 받아야 할 걱정도 있다.
부정 축재자들의 발각 걱정, 범죄자들의 잡힐까 걱정, 모함 모리배들의 걱정 등 말이다. 이런 경우는 살을 에는 걱정이 있어야 마땅하다. 여하튼 과거나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현재를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걱정한다고 안 될 것이 될 것도 아닌데. 이런 걱정들은 성서가 쓰여지던 시절에도 많았던 것 같다. 언급되어진 것들을 보면. 요즘 우리 주변에는 걱정거리들이 산적해 있다. 특히 생활 걱정이 주류다. 이들의 주 책임자는 뭐니 뭐니해도 정치인들이다.
대한민국의 동맥 역할을 하는 그들의 오판과 나태 그리고 자기들만의 잔치에 빠져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날마다 하는 짓거리들을 봐라. 장관이다. 솔직히 말하면 국민들은 그들의 놀음에 별로 관심이 없다. 적당히 먹게 해주고, 옷 좀 입게 해주고, 적절한 문화생활을 즐기게 해달라는 것 외에는. 그러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수입이 있어야 한다. 때문에 그 수입을 올릴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달라는 것이다.
대다수 국민들의 작은 소망이다. 그런데도 그것마저 못 들어주고 있다. 선거때만 감언이설로 유권자들을 현혹해 표를 얻을 뿐 그다음은 나 몰라라 식이다. 이게 바로 정치인들의 보편적인 형태가 아닐까. 행정가들 역시 마찬가지다. 정치권의 비위는 잘 맞춰도 국민들의 눈치는 보지 않는 경향이 있는 것 같기 때문이다. 그러니 우리 사회가 동맥경화증에 안 걸린다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지 않을까. 동맥경화는 곧 심장병으로, 뇌졸중으로 비화되기 마련이다. 때문에 목하 우리 사회는 총체적 난국 상황에 빠져 있는 것이다. 이 와중에서 죽어나는 것은 결국 애꿎은 국민들이지 않을까.
그래서 오늘의 고통이 내일에 대한 걱정이 되고 이런 악순환의 연속이 거대한 불핵홀이 되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귀중한 성서 구절도 마음에 와 닿지 않을 정도로. 그만큼 우리 사회가 병들어가고 있다는 증좌다. 이를 하루빨리 치료하기 위해서는 국민들 스스로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정치인들과 행정가들의 대오각성이 특히 필요하다고 본다. 그래야 “내일을 걱정하지 마라. 내일 걱정은 내일이 할 것이다. 그날 고생은 그날로 충분하다.” 는 생각을 갖고서 생을 영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가오는 4･10 총선에서 국회의원이 되려는 정치인들은 특히 명심하길 바란다.
▲시인, 사회복지학박사
임성욱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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