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년 프로야구 홈런왕은 SK 와이번스의 간판타자 최정(30)의 몫이었다. 지난해 홈런 40개를 쏘아올려 에릭 테임즈(당시 NC 다이노스)와 함께 공동 1위에 오른 최정은 올해 46개를 때려내 2년 연속 홈런왕에 올랐다.
최정은 올해 역대 3루수 최다 홈런, SK 구단 역대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모두 갈아치웠다. 종아리 부상으로 인한 공백이 없었다면 50홈런까지 노려볼 수 있었다. 최정의 2년 천하를 위협할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했다. 친정팀 넥센 히어로즈로 복귀하는 박병호(31)다.
박병호는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 연속 홈런왕에 등극했다. 4년 연속 홈런왕은 사상 최초다. 2012년 31개, 2013년 37개의 홈런으로 홈런왕에 오른 박병호는 2014년과 2015년 각 52, 53개의 홈런을 터뜨렸다. 2015시즌을 마친 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MLB) 미네소타 트윈스로 떠난 박병호는 올 시즌 한 번도 빅리그의 부름을 받지 못했고, 결국 국내 복귀를 택했다.
기록상으로는 2년 연속 50개 이상의 홈런을 친 박병호가 단연 우세다. 문제는 변수다. 박병호가 미국으로 나기 전 넥센의 홈구장은 목동구장이었다. 현재 넥센이 홈구장으로 쓰는 고척스카이돔은 좌우 99m, 중앙 122m으로 목동구장보다 크다. 홈런이 많이 나오는 구장이 아니다.
SK의 홈구장인 인천 SK행복드림구장(좌우 95·중앙 120m)은 KBO리그에서 가장 타자 친화적인 구장으로 손꼽힌다. 박병호가 없는 2년 간 최정은 중장거리형 타자에서 홈런 타자로 변신했다.
시상식에 다니느라 바쁜 겨울을 보낸 최정은 박병호의 컴백 발표 이후 박병호 관련 질문을 가장 많이 받았다.
최정은 “박병호의 복귀에 대해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고 답해왔다. “박병호는 한국 야구에서 높은 위치에 오른 타자고 메이저리그까지 진출했다. 비교를 하는 것 자체가 안 된다. 나는 비교해주는 것만으로 기분이 좋을 뿐”이라며 자세를 낮췄다.
‘자극이 되느냐’는 질문에도 “박병호가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할 줄 알았다. 시기가 맞지 않으면서 잘 풀리지 않았다”며 “야구 팬의 입장에서 박병호가 성공하지 못하고 국내로 복귀하는 것이 아쉬울 뿐”이라고 답했다.
최정, 박병호를 비롯해 2018년 홈런왕은 토종 거포들의 각축전으로 펼쳐질 전망이다. 2011년 홈런왕 최형우(34·KIA 타이거즈)와 국내 복귀 첫해에 34개의 홈런을 날리며 건재를 과시한 이대호(35·롯데 자이언츠), 신흥 거포 김재환(29·두산 베어스)·한동민(28·SK) 등이 홈런왕 경쟁을 펼칠 후보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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