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준비는 순항이지만 ‘수영 불모지’여서 풀어야 할 숙제도 적지는 않다. 아시아에서 세번째, 국내에서는 처음 열리는 국제수영대회여서 초행길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도 요구된다.
우선, 사업비가 큰 고민이다. 총사업비는 운영비 1034억원과 시설비 582억원, 예비비 81억원을 합쳐 총 1697억원으로 최종 확정됐지만, 통상 추가 사업비가 불가피했던 전례들에 비춰볼 때 여유 사업비가 절실하다. 평창 동계올림픽과 대구세계육상대회 등 지구촌 5대 스포츠제전들도 당초 계획보다 많은 사업비가 추가 투입됐다.
세계수영대회의 경우 총사업비가 당초 계획보다 2.7배 증가한 1697억원으로 확정됐지만, 1만5000여 명이 참가하는 국제대회를 재정적으로 쪼들리지 않으면서 성공리에 치르고, 특히 일회성이 아닌 지역유산(레거시)으로 남기기 위해선 추가 사업비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민선 7기 이용섭 시장의 인수위원회격인 광주혁신위원회도 내년 대회의 성공적 개최 후 레거시 사업의 일환으로 ‘광주배 마스터수영대회(가칭)’ 개최를 제안한 상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기획재정부 등이 자체 또는 외부 용역을 통해 산출단가 책정을 어떻게 결정하느냐가 1차적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세특례법 개정도 넘어야 할 산이다. 광주시와 대회조직위원회가 ‘조세특례 제한을 풀어 달라’며 기획재정부에 건의한 세제는 크게 4종. 법인세, 부가가치세, 인지세는 ‘면제’, 관세는 ‘경감’을 추진 중이다.
총사업비가 증액된다면 상쇄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정부 부처와 국회활동을 통해서라도 반드시 관철시켜야 한다는 게 조직위의 절박한 심정이다. 이를 위해 정부 부처 협의와 국회의원 발의를 통해 특례법상 세제 지원을 적극 추진중이지만, 여야 대치나 국회 파행이 재현될 경우 변수이자 걸림돌이 될 수 있어 고민이 깊다.
수조원대 경제효과와 2만명에 육박하는 취업유발 효과를 제대로 누리기 위해서는 종합적이고, 구체적인 로드맵과 촘촘한 행정집행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개최국 스타 선수 부재와 북한 참가도 관심사이자 운명적 숙제다.
대한민국 수영 간판스타이자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홍보대사인 박태환(29·인천시청) 선수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출전을 포기하고 일각에서 은퇴설까지 나돈 것은 광주로선 악재다. 이렇다할 국제 수영스타가 없는 상황에서 ‘박태환 마케팅’, ‘박태환 효과’는 그나마 믿고 비빌 언덕이어서다.
스타 부재와 맞물려 북한선수단 참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북한은 6개 공식 종목 가운데 인기가 높은 다이빙과 아티스틱 수영 부문에서 세계적 기량을 갖춘 우수 선수들이 많아 ‘코리아의 위신’을 살려줄 수 있는 히든 카드로도 인식되고 있다.
국제수영연맹(FINA)이 북한선수단 경비를 FINA 예산으로 특별지원하고 방송중계권 무상인도 방안을 강구키로 하고, 이용섭 신임 시장이 취임 직후 청와대와 정부 부처에 ‘북한이 참가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 달라’고 요청한 점도 이같은 문제의식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이밖에 수영장이나 동호인이 극히 한정돼 있고, 축구나 야구와 달리 전통적인 비인기 종목이어서 국내·외 또 다른 스타마케팅을 통한 흥행 전략, 대회 이후 수영인구 저변 확대를 위한 인프라 구축, 시설 재활용 방안 등도 고민할 대목이다.
관광객 수요증가 대비책으로 활용하려던 특급호텔도 대회 개막 전 준공이 물 건너 갔고, 시내면세점 유치 실패 등도 시와 조직위로선 달갑지 않다. 대회유치 과정에서 국제적 망신을 샀던 공문서 위조 파문을 딛고 ‘수영 코리아’ ‘수영 광주’의 명예를 되찾는 문제도 빠뜨릴 수 없는 과제다.
조직위 고위 관계자는 5일 “세계수영대회는 올림픽, 월드컵과 더불어 3대 메가스포츠 대회로 개최도시 이미지를 전 세계에 알리고, 동호인 마스터즈대회를 통해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매우 크다”며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가능한 스포츠 유산으로 남도록 모두가 힘을 모을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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