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섭 광주시장이 지난해 전국동시지방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전두환 정권 부역 논란'으로 곤욕을 치른 가운데 최근 관련 소송을 다시 제기하고 나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2일 고(故) 안병하 치안감 기념사업회 이주연 사무총장에 따르면 최근 이 시장이 이 사무총장을 상대로 명예훼손에 따른 5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앞서 이 시장은 지난해 선거 때 자신이 전두환 정권 시절 청와대에서 비서로 근무했다는 내용을 이 사무총장이 유포하자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가 취하했다.
지난해 5월 이 시장은 "통합과 소통을 통한 광주르네상스 개막, 분열없는 통합이라는 대의적 가치 등을 위해 경선 과정에서 제기된 고소, 고발을 모두 취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고소 취하 1년3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이 시장이 거액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에 다시 나서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광주시는 지난해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이 사무총장이 21차례에 걸쳐 이 시장이 전두환씨의 비서 출신이라는 허위 내용으로 가짜뉴스를 유포하고 있어 강력 대응에 나섰다는 입장이다.
이 시장이 전두환 정권 청와대에 근무했던 것은 정부의 공무원 인사방침에 따른 것인데도 말단 행정관을 두고 마치 정권에 부역한 것처럼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것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정치적 의도를 갖고 허위사실을 계속 퍼트리고 있어 사실을 바로잡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며 "이는 선거에서 이 시장에게 85%의 지지를 보내 준 광주시민에 대한 모독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소송을 당한 이 사무총장은 "전두환 비서 출신 광주광역시장 이용섭씨가 이번에는 민사소송을 했다"며 "명예훼손 금액이 무려 5000만원이다. 전두환 비서 출신에게 5000만원을 주느니 징역을 살아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명박, 박근혜와 싸울 때도 두렵지 않았는데 기분이 묘하다. 전두환 비서 출신 시장과 다른 곳도 아닌 광주에서 법정투쟁을 하려니 만감이 교차한다"며 "사실을 사실대로 기술한 것이 잘못이라면 응당 법적 처분을 달게 받을 것이다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반발과 논란이 예상됨에도 이 시장이 소송전을 다시 제기한 것은 '전두환 부역 논란'의 싹을 아예 자르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논란이 지속될 경우 재선은 물론 향후 정치적 행보에도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고 안병하 치안감은 전남도 경찰국장(현 전남지방경찰청장)이던 5·18민주화운동 당시 시위대에 발포하라는 전두환 신군부의 명령을 거부했다가 고문을 받고 후유증 끝에 1988년 숨졌다.
이후 1997년 광주시로부터 받은 생활 지원금과 2005년부터 지급된 유족 급여가 중복돼 환수 명령을 받고 광주시와 갈등을 겪고 있다.
경찰은 지난 2017년 고 안 치안감을 '올해의 경찰 영웅'으로 선정하고 치안감으로 1계급 특진 추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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