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는 2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종교 행사와 야외 밀집 행사 등을 당분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방역 활동을 방해하거나 마스크 매점매석, 무리한 대중 집회 등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경고했다.
정 총리는 이날 오후 9시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한 ‘대국민 담화’를 통해 “정부는 코로나19와 관련된 모든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면서 대처하고 있다. 국민들도 코로나19의 모든 상황을 있는 그대로 알려주면 코로나19가 숨을 곳이 없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 총리는 “특별히 당부드린다”며 “종교행사 등 좁은 실내 공간에 모이는 자리나 야외라 하더라도 많은 사람이 밀집하는 행사는 당분간 자제하거나 온라인 등 다른 방법을 강구해 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대구신천지 교회 등과 연관돼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가운데 일요일인 23일 교회 예배나 성당 미사, 불교 법회 등 종료 집회 등에 대한 자제를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정 총리는 “국가의 방역활동을 방해하는 행위, 위생용품 매점매석 등 불법행위, 무리한 대중집회 등을 통해 국민 불안을 가중시키는 행위 등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대처해 나가겠다”고 경고했다.
앞서 서울시는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서울 도심에서의 집회를 전면 금지했다. 하지만 이날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국민투쟁본부)는 광화문 일대에서 대규모 집회를 강행하며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이에 종로구는 범투본을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혐의로 종로경찰서에 고발했다.
정 총리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데 대해서는 “코로나19로 인해 국민 여러분께서 걱정이 많으실 것으로 생각한다”며 “국무총리로서 큰 책임감을 느끼며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를 기준으로 코로나19 확진자는 433명으로 집계됐다. 전날 오후 4시(204명)보다 229명이 증가한 것으로 신규 확진자 중 200명이 대구·경북(TK)지역에서 나왔다. TK 지역 확진자는 전체 433명 중 352명(81.2%)이다.
정 총리는 “최근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며 “정부는 코로나19의 감염 진행상황이 더욱 엄중한 국면으로 들어가고 있다고 판단하고 확산을 막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대구광역시와 경상북도와의 긴밀한 협력 아래 강도 높은 대응 조치를 실시하고 있다”며 “전국적으로도 코로나19의 지역사회 전파에 대비해 지자체, 의료계와의 협력체계를 갖춰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또 “코로나19는 초기 경증단계에서 전파력이 높지만 치명률이 낮다는 특성이 있다”며 “조기에 발견하고, 조기에 격리해 치료하면 충분히 치유할 수 있는 질환이다. 정부는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나 어르신 등 건강취약계층이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도록 집중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총리는 코로나19 극복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그는 “우리의 선진 의료시스템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동안 감염병 대응 경험도 충분히 축적돼 있다”며 “우리는 이미 과거 사스와 메르스를 이겨낸 경험이 있다. 정부의 노력과 국민의 협조로 코로나19 역시 극복해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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