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국회의원선거가 2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광주·전남지역은 ‘문재인정부’를 지지하는 태풍급 바람이 휘몰아쳐 ‘인물론’이나 ‘투표율’ 등 그 어떤 의제나 변수도 맥을 추지 못하는 형국이다.
민주당의 절대적 우세가 점쳐지면서 정치신인들이 대거 국회에 입성할 경우 호남정치 약화도 우려된다.
12일 광주·전남 지역정가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광주·전남 선거구 18곳 중 2~3곳의 경합 우세지역을 포함해 완승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막판 선거 변수로 부동층의 향배와 투표율, 읍소전략, 코로나19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민주당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광주·전남 18석 중 단 1석을 차지하며 겨우 명맥을 유지했다.
20대 총선의 국민의당 ‘녹색돌풍’은 민주당 1당 독점에 회초리를 든 것이 표면적인 결과지만 민심의 바닥에는 ‘호남 홀대론’에 대한 ‘반문재인 정서’가 강했다.
민주당은 심장부인 광주·전남에서 국민의당에 참패하며 와신상담 대선을 준비해왔다.
이후 1년 뒤 2017년 치러진 제19대 대선에서 광주·전남 유권자들은 보수세력의 집권을 막기 위해 ‘문재인 지지’로 돌아서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민주당에 대한 지지는 2018년 제7회 지방선거까지 이어져 기초단체장과 광역단체장은 물론 지방의회까지 민주당이 석권했다.
국민의당에 대한 몰표에 이어 문재인 대통령 당선과 민주당 지방선거 압승까지 전략적 투표가 이어진 셈이다. 그 사이 국민의당이 공중분해되면서 다당제 실험이 실패한 것도 지지를 회수해 민주당으로 돌아선 원인으로 작용했다.
민주당의 고공 지지율에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유권자들의 신뢰와 지지가 담보돼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민주당이 잘해서라기보다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민심이 민주당에 투영된 결과라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광주·전남 시·도민들이 문재인정부 탄생의 주역으로 강한 자부심을 갖고 있는 데다 국정개혁 지속과 문 대통령이 이낙연 총리 발탁 등 호남인재 등용에 대한 보상심리까지 더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에 대한 지지율이 60~70%에 달하고, 광주·전남지역 부동층이 선거구에 따라 10% 이하이거나 최대 10%대 중후반에 그치고 있는 점도 유권자들이 표심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잣대다.
통상적으로 부동층의 향배와 투표율이 선거 막판 변수로 작용했으나 이번 총선은 광주·전남에서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광주·전남 선거구 18곳 중 2~3곳을 제외하면 민주당 후보들의 지지율이 상대 후보보다 두배 이상 앞서 부동층이 당락을 좌우할 정도 영향력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로 투표율 하락이 우려됐으나 사전투표 결과 전남은 35.77%로 역대 최고를 기록하고, 광주도 32.18%로 제20대 총선보다 두배 이상 상승했다.
코로나19 여파 속에다 사전투표 마지막 날 광주·전남은 비까지 내리는 흐린 날씨를 보였음에도 유권자들이 줄지어 투표소로 향한 것은 그 만큼 투표에 꼭 참여해야 할 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투표율이 낮을 경우 보수정당에 유리하고 높을 경우 진보정당에 유리하다는 공식이 있지만, 그동안 전략적 투표를 해 온 광주·전남은 기존 공식을 통용하기 어려운 지역이다.
민주당이 광주·전남에서 싹쓸이 할 경우 중앙정치 무대에서 지역 정치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민주당 후보 대다수가 정치신인이고 초·재선이 3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경륜이 있는 민생당·무소속 후보들이 ‘인물론’을 제시하며 읍소 전략을 구사하고 있으나 선거운동 막판 변수로 작용할지는 미지수다.
이번 선거에서 처음으로 도입된 준연동형 비례대표에 대한 표심의 향방도 관전포인트 중 하나다.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열린민주당으로 표심이 분산되면서 그 만큼 정의당과 민중당 등 진보정당의 득표율이 감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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