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윤호중 원내대표, 김영록 전남도지사 등이 21일 오후 전남 무안군 삼향읍 남악중앙공원 김대중광장에 설치돼 있는 김대중 전 대통령 동상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호남민심 잡기’ 경쟁이 벌써부터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최근 돌풍을 일으킨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거침없는 호남구애 전략으로 텃밭을 위협받고 있는 민주당이 집토끼 단속에 나선 형국이다.
‘호남 불모지 공략’ 대 ‘텃밭 사수’, 대선전은 사실상 시작됐다.
국민의힘의 잇딴 호남 방문과 지지율 상승에 맞서 민주당이 송영길 대표 체제 첫 지역 예산정책협의회를 위해 21일 광주시, 전남도를 방문했다.
민주당이 지역 순회 예산정책협의회 첫 순서로 당 최대 지지기반인 광주·전남을 찾은 것은 최근들어 이 텃밭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점 등이 반영된 것이라는 게 지역정가의 대체적 시각이다.
실제로 4·7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국민의힘 지지율이 호남에서 20%를 육박하며 상승하고 있고 이준석 돌풍 이후 20, 30대 젊은층의 입당도 이뤄지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특히 최근 광주 동구 참사 현장을 방문한 뒤 5·18, 호남의 미래 등에 관한 소신을 밝히며 호남 껴안기, ‘서진 정책’ 강화의지를 드러냈다.
이 대표는 지난주 전북에서 첫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지역 발전을 위해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텃밭으로 달려 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날 광주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 회의에 이어 시·도예산정책협회의에서는 국민의힘의 행보에 제동을 걸기 위한 포문이 속속 열렸다. 일부 최고위원의 ‘작심 발언’ 수위도 상당하다.
민주당 강병원 최고위원은 이날 광주시와의 예산정책협의회 모두 발언에서 “이준석대표는 최근 ‘프로 막말러’ 한기호 의원을 당사무총장으로 임명했다. 한 의원은 5·18 민주화운동과 북한이 연관성을 가지는 것처럼 음모론을 유포했었다. 입으로는 달콤한 말 하지만 뱃속에는 칼을 품고있는 ‘구밀복검’의 전형”이라고 이 대표를 비판했다.
김영배 최고위원도 “5·18 민주화운동을 부정하고 혁명이라고 칭송한 ‘수구보수 끝판왕’ 한기호 사무총장 임명에 모멸과 좌절을 느낀다는 말을 하지 않을수 없다”면서 “이 대표가 말하는 혁신이 결국 ‘도로 새누리당’이냐고 묻고 있고 혁신의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공격했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지도부가 서진정책을 펼친다며 최근 광주를 자주 찾고 있으나 중요한 것은 진정성과 일관성을 갖는 것”이라면서 최근 교섭단체 연설에서 김기현 원내대표가 “한때 대한민국 체제를 뒤집으려했던 사람들이라며 민주화운동을 모욕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날 광주시·전남도와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내년 국비예산 확보와 지역현안 해결에 적극 나설 뜻을 밝혔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역시 조만간 광주를 다시 찾아 젊은 세대와 교감할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의 민심잡기 경쟁은 점점 더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당 지도부가 예사롭지 않은 호남의 기류를 감안해 광주와 전남에서 먼저 예산정책협의회를 갖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국민의힘의 불모지 개척과 민주당의 텃밭사수 경쟁이 앞으로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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