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업체들의 전동화 전략이 속도를 높이는 가운데 지난해 국내에서 전기차 판매량이 경유차를 처음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신규 등록차 중 순수 전기차는 16만대 이상 판매되면서 10% 가까운 점유율을 보였다.
10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발표한 ‘2022년 자동차 신규 등록 현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 신규 등록 대수는 168만3657대로 전년(173만4581대)보다 2.9% 감소했다.
이는 2014년 이후 가장 적은 판매량으로 차량용 반도체 수급에 따른 출고 지연과 고금리에 따른 소비위축이 더해진 결과다.
국산차는 전년에 비해 3.7% 줄어든 137만대로 집계됐다. 2009년 이후 가장 저조한 기록이다.
다만 원자재 가격 인상에 따른 차량 가격 상승,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 비중 증가 등에 힘입어 전체 판매 금액은 전년보다 5.7% 증가한 73조6140억원으로 집계됐다.
고가 차량이 많은 수입차의 경우 전년 대비 0.5% 증가한 31만1000대가 판매되며 시장 점유율도 역대 최대인 18.5%를 기록했다.
가격 기준 시장 점유율은 33.1%를 보이며 판매 대수와 함께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 완성차업체들 전기차 판매 확대, 향후 점유율 늘어날 듯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전기차, 하이브리드 등 전기동력차의 성장이다.
전기동력차는 전년 대비 28.7% 증가한 44만8000대가 팔려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전기차는 63.7% 증가한 16만4000대가 판매됐고 시장 점유율도 9.8%로 10%에 육박했다.
하이브리드차(플러그인 포함)의 경우 27만4000대가 팔리며 시장점유율 16.3%를 기록했다.
반면 경유차는 전년 대비 19.8% 감소한 33만3000대가 팔려 처음으로 전기동력와 판매량이 역전됐다.
경유차의 내수 점유율은 2018년 43.4%에서 지난해 19.8%로 쪼그라든 상태다.
이같은 흐름을 반영하듯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판매량을 더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는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지난달 3일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신년회에서 “올해도 더욱 진화된 차량을 개발, 공급해 글로벌 전기차 리더십을 공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현대차 울산공장과 기아 오토랜드화성에 각각 국내 최초 전기차 공장을 짓는 등 속도를 높인다.
2025년 완공을 앞둔 두 공장의 연간 최대 생산 규모는 각각 15만대다.
미국 조지아주에도 전기차 전용 공장을 짓을 예정이며 연간 생산 규모는 최대 30만대로 예상된다.
이외에도 쌍용자동차는 올 하반기 토레스의 전기차 버전인 U100을 출시할 예정이며, 한국GM은 GM 플랫폼 기반의 전기차를 수입하고 2025년까지 10종의 전기차를 국내 시장에 선보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 전기차 중심으로 성장한 ‘메이드 인 차이나’
수입차 부문에서 독일차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 3사 자동차가 20만6863대 판매돼 전년 대비 7.7% 증가했다.
원산지별로도 독일산이 13만1029대로 42.1%의 점유율을 보였다.
테슬라, 포드 등 미국산 자동차는 전년 대비 19.1% 감소한 3만9000대 판매에 그쳤다.
도요타, 혼다 등 일본산 자동차 역시 전년보다 17% 하락한 20만6863대가 팔렸다.
원산지별로는 미국산이 7만9298대(25.5%), 일본산이 1만2930대(4.2%)를 각각 기록했다.
중국산 수입차는 전기차를 중심으로 판매량이 늘었다.
전기상용차와 유럽 브랜드의 전기차 모델 등 판매로 전년 대비 154.5% 증가하며 지난해 1만2727대가 팔렸다.
중국산 전기차가 1만대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다음기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