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정치인들은 6일 열린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김대중 정신을 강조하며 포용과 통합의 의지를 다졌다.
김대중 재단은 이날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김대중 탄생 10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행사에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 여아 지도부를 비롯해 문재인 전 대통령,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한덕수 국무총리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행사에 참석한 이들은 김 전 대통령이 생전 강조했던 포용과 통합의 정신을 본받아 민주주의와 민생경제, 한반도 평화를 지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축사에서 “김대중 대통령이 염원한 세상이 다시 멀어지고 있다”며 “민주주의는 다시 위태롭게 국민경제와 민생이 날로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끊임없이 이어지는 적대 보복의 정치, 극도로 편협한 이념의 정치로 국민 통합도 더 멀어졌다”며 “정치가 다시 희망을 만들어내지 않으면 안 된다.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유언처럼 우리는 또다시 민주주의, 민생경제, 평화의 가치 아래 단합하고 통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지금 우리 정치는 김대중 대통령이 선구한 그 길을 따라 가지고 못하고 있다”며 “우리 모두 하나로 미래로 마음을 모아 국민의 통합 시대를 열고 새로운 희망을 만들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노력하자”고 밝혔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세계의 거대한 변화가 폭풍과 격랑처럼 몰려오는 지금, 온갖 위협을 민주주의와 자유·인권과 정의의 김대중 정신으로 극복해야 한다”고 밝혔고, 한덕수 국무총리는 “국민을 섬기고 민심을 받드는 김대중 대통령의 리더십은 제 공직 생활의 소중한 리더십이 되었다”고 전했다.
여당 대표로 참석한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국민의힘을 대표해서 이 자리에 왔지만 김대중 대통령 시대에 살았던 한 사람으로서 오기도 했다”면서 “(김대중 정부 시절) 저희 집에서도 금 모으기 운동에 동참했었는데 지역과 진영에 관계없이 이 나라가 하나가 되는 굉장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이 나라에 꼭 필요한 화합과 공감의 경험을 그때 김대중 전 대통령이 모든 국민들과 함께 해내셨다”며 “국민의힘과 저는 바로 그 마음으로 남에서도, 영남에서도 지금보다도 훨씬 더 열심히 하겠다. 지금 김 전 대통령께서 계셨다면 ‘꼭 그렇게 하라’고 말씀하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습 사건으로 기념식에 불참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같은당 고민정 최고위원이 대독한 축사에서 “15년 세월이 흘렀지만, 대한민국은 또다시 3대 위기에 처했다”며 “위기에 처한 민주주의와 민생 그리고 평화를 우리 손으로 지키자”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제 역사의 소명을 상기하며 우리가 화답해야 할 때다, ‘민주주의는 언젠가는 온다. 행동하는 양심이 돼 달라’는 김 전 대통령의 말에 실천으로 응답해야 한다고 더했다.
이날 행사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을 비롯해 김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주요국 정상이었던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등의 축하 영상과 서한도 소개됐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축사에서 “김 전 대통령은 자유와 평화 그리고 인권을 위한 평생의 노력과 희생을 통해 우리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든 용기 있고 선견지명의 지도자였다”고 했고,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는 “김 전 대통령의 인품과 업적에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을 기리는 여야 의원들과 원외 인사들의 메시지도 이어졌다. 이용빈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2024년 총선은 김대중 정신으로 우리 모두가 하나가 되어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을 심판하고 민주세력이 승리하는 한 해로 만들겠다”고 적었다.
같은당 박광온 의원은 “앞으로 새로운 대한민국 100년을 준비하기 위해 김대중 정신을 되새기자”며 “우리 정치와 사회에도 증오와 배제가 아닌 타협과 배려가 절실하다. 김대중 정신이 다시 우리를 깨우치고 부른다”고 했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김 전 대통령께선 민주, 평화, 인권 그리고 통합이라는 김대중 정신을 우리 정치사에 큰 자산으로 남기셨다”며 “그 시절 진영이 달라도 정치선배로서 후배에게 아낌없이 조언을 해주시던 통 큰 정치인의 면모를 생생히 기억한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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